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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인물
②울림이 있는 그대만의 샤우팅 ‘한준희’
축구장에서 바둑판까지 울려 퍼지는 승리의 함성
2018-12-04 오후 11:07:08 입력 / 2018-12-05 오후 7:25:24 수정
#②울림이 있는 그대만의 샤우팅 ‘한준희’ 인터뷰 기사는 1편에서 이어졌습니다 ▶1편 바로가기



해설위원의 기본 덕목은 책임과 겸손함이다. 유럽축구에 대해서 알고 있으면 경쟁력이 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기사가 넘쳐난다. 정보 보다 심도 있는 공부를 하면서 방송에 임하고 있다. 바둑해설도 마찬가지로 최근 기보를 다 보면서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다.

“바둑해설위원들이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가장 모범적인 해설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바둑은 다른 종목과 다르게 대국자들이 두고 있는 깊은 수에 대해서 알지 못하면 전문성이 떨어진다. 경기 내용을 최대한 깊이 들어다 봐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생각과 달리 바둑해설은 재미가 없다는 평도 있는데.

“물론 순발력과 상식이 결합되면 좋다. 경기 흐름에 지장이 되지 않을 정도면 좋다. 최근에 안형준 프로가 해설할 때 축구와 비유를 하곤 하던데 재미가 있더라. 후반전 5분 남았는데 2대0으로 지는 것과 같다 등의 비유를 했다. 해설을 할 때 다른 분야에 상식이 있으면 더 좋다. 나도 가끔 축구 중계를 할 때 '두텁다, 엷다' 등의 바둑 용어를 이야기하곤 한다. 말을 더 잘하는 사람, 수를 더 깊게 보는 사람이 있겠지만 평균적으로는 바둑해설위원들이 하는 해설이 가장 좋은 해설이다.”

중계나 해설도 아프리카TV나 유튜브 같은 곳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는 뉴미디어를 잘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좋은 변화로 보고 있다. 어느 분야든 홍보를 위해서 뉴미디어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축구 '지식왕'으로 통하는 한준희 해설위원. [KBS 방송 캡쳐]


홍보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축구가 혹은 바둑이 발전할까. 국가대표 축구에 비해 안타깝게 국내프로축구는 열기가 좋지 않다. 축구와 더불어 한국바둑리그도 어려움이 있는데 이건 한 두 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바둑리그 발전을 위해 팬들이 많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국내리그를 뒤로하고 용병으로 있는 중국리그에 출전해 리그 일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축구는 스페인에서 뛰는 선수가 도중에 영국에서 뛰지 않는다. 리그 자체가 번성해 있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중국이 많은 연봉을 주고 선수를 기용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한국바둑리그 규모가 대등하게 번성해야 해결될 문제로 보인다.

야구, 축구도 에이스는 다 용병이다. 배구에서 스파이크를 때리는 에이스, 농구에서 센터는 대부분 외국인들이다. 어느 분야든 프로리그라면 흥미가 배가 되는 선택을 하게 된다. 문제는 다 돈이다. 리그의 흥행과 규모는 결국 양질의 외국인을 받아들일 수가 있느냐가 관건이다.”


드래프트 제도를 도입해 제비를 뽑아 순서대로 팀의 소속 기사를 선정하는 것도 이슈로 떠오른다. 이런 방식은 각 팀의 실력 차이를 줄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팀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도 스폰서 문제와 연결된다. 용병, 드래프트도 모두 다른 스포츠 종목에도 존재하는 문제들이다. 지금과 같은 구조가 아니라 자유롭게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게 한다면 자본이 있는 구단만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오게 된다. 리그를 하기도 전에 승부가 이미 나 버리는 허무한 결과가 된다. 스카우트 경쟁을 하기 전에 구단에서 이 것을 감당할 만한 자본과 의지가 있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안국현과 커제의 2018 삼성화재배 결승전 1국에서 명예심판을 맡기도 했다.[사진: 사이버오로]


평등, 균등만이 최선이 아닌 것이 국가대항전인 농심신라면배 출전 선수를 놓고 팬들의 의견도 분분했다.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에 선발전 보다는 랭킹 순으로 뽑아야 하는 것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건 오랜 바둑팬 입장으로 말해보고 싶다. 
선수층의 격차가 있겠지만 선발전으로 선수를 뽑는 것은 기회를 균등하게 주는데 장점이 있다. 기전수가 부족해서 뛸 대회도 없는 마당에 선발전을 안하면 그 것도 문제로 보이고, 랭킹으로 선발하면 냉정하게 보이기도 하겠지만 이건 어떻게 조화를 시키느냐의 문제다. 어떤 방식으로 뽑아도 한국 선수 모두가 강해서 중국과 대등하면 문제가 없겠다. 하지만 중국은 30위까지도 다 강하다. 아무나 나와도 다 강한 느낌이어서 팬들의 주장도 충분히 일리가 있다. 조심스럽지만 이제 한국기원이나 농심 측에서 고민을 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바둑과 축구의 공통점은 ‘흐름’이다. 승부의 기로에는 찬스가 있다. 좋은 찬스를 놓치고 나면 바로 역습을 당하게 된다. 바둑도 이길 수 있을 때 확실히 포인트를 따야 이길 수 있다.

“추가 시간에 드라마틱하게 ‘극장골’을 넣는 승부도 많다. 바둑도 끝까지 잘 둬야 한다.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붙었던 경기를 보자. 아틀레티코가 10초만 버텼으면 이기는 건데, 세르히오 라모스 선수가 골을 넣으면서 결국 승부가 뒤집혔다. 1999년에는 더 유명한 경기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바이에른 뮌헨을 이긴 것인데, 마지막 3분 동안 2골을 넣으면서 맨체스터가 이겼다. 축구도 바둑도 공배를 놓는 순간까지 집중을 해야 하는 게임이다."

축구와 달리 바둑의 매력은 스포츠 중에 몇 안 되는 중간에 던지는 종목이다. 최선을 다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전략적으로 항복을 하는 것을 합리적이라는 생각이다.


▲KBS에서 월드컵 해설을 하는 한준희 해설위원. [KBS 방송 캡쳐]



한준희 해설위원은 마음 속에 오랫동안 조치훈 프로를 품고 있었다. ‘목숨을 걸고 둔다’는 좌우명에 큰 울림이 있어서다. 그는 ‘내가 오늘 하는 방송이 나의 마지막 방송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항상 마음에 품으며 열정적으로 해설을 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바로 직전에 해설했던 경기라고 대답하곤 한다. 가장 기대되는 경기는 다음에 해설할 경기라고 답한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또 내일이 마지막인 것처럼!
축구장에서도 바둑판에서도 승리의 깃발을 꽂는 그날까지 그의 ‘샤우팅’이 울려 퍼지길.

TYGEM / 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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