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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18개국 220명 참가한 프랑스 바둑축제
유럽 유소년바둑대회와 황인성 6단이 후원한 엘리컵 함께 열려
2017-02-26 오후 2:08:17 입력 / 2017-02-27 오후 4:02:33 수정


제22회 유럽학생바둑대회(The 22nd European Youth Go Championships)가 그르노블 공과 1대학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2월 18일부터 21일까지 프랑스, 러시아, 독일, 영국 등 유럽 18개국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220명의 선수들과 150명의 학부모 및 협회 임원이 참가했으며, 이는 유럽 유소년 바둑대회 중 최대 규모다.

19, 20일 양일간 같은 장소에서 제1회 엘리컵 국제바둑대회(The 1st Ellie Cup)도 치렀다. 8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유럽바둑협회 소속 프로기사인 일리야 쉭신 초단(러시아)과 마테우스 서마 초단(폴란드)도 대회에 참가해 기량을 뽐냈다. 일본 프로기사인 일본의 하야시 코조 6단, 루마니아의 타라누 카탈린 5단이 참가자들과 지도다면기를 펼쳤다.

이 대회는 프랑스에서 수년째 한국바둑을 보급하고 있는 황인성 사범이 유럽바둑계 발전을 위해 후원했다. 대회명인 ‘엘리컵’은 작년 8월에 태어난 딸 엘리의 이름을 따온 것. 황인성 6단은 폐회식에서 “유럽에 있었던 지난 10년간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유럽바둑계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하다가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소감을 밝혀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온라인에서 150명 이상의 유럽, 미국 바둑인을 지도하고 있으며 그르노블 소재 초등학교 여러 곳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며 유소년 바둑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 엘리컵 대회를 만든 황인성 사범 부부. 딸 엘리와 부인 이세미 씨.


인구 15만의 작은 도시인 그르노블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정상에는 눈으로 덮여있어 아직 가시지 않은 겨울을 실감케했다. 아직 겨울이 이어지고 있지만 대회 개최를 반기기라도 하듯 대회 기간 날씨는 매일 맑고 따뜻했다.

대회에 처음 참가한 현지 어린이들은 기대와 흥분, 진지함으로 가득했다. 대학교 대형 강의실에서 12세 이하 그룹 92명의 소년과 소녀들이 대국에 집중하며 오랫동안 정숙을 유지하는 것을 믿기 어려웠다. 16세 이하 그룹 75명, 20세 이하 그룹 52명의 학생들에게서도 역시 팽팽한 승부의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12세 이하 그룹 어린이들은 각자 주어진 한 시간의 제한시간이 익숙치 않아 시간을 관리하는데 어려움을 보였다. 많은 참가자들이 한 판의 대국을 30분 내로 끝냈다.
속기로 대국을 마친 어린이들을 위해 주최측은 13줄 바둑 친선 대회를 마련했다. 어린 친구들의 취향을 고려해 제한시간은 초읽기 없이 10분 타임아웃. 한 판이라도 더 두고 싶어 안달이 난 친구들에게 이 방법은 적중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150명 가량이 참가해 여러 판이 진행된 13줄 바둑 대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대회 분위기는 만화 ‘고스트바둑왕’의 저자인 홋타 유미가 어린이들과 바둑을 두기 위해 대회장을 방문했을 때 최고조에 달했다. 주최 측은 대회의 격을 높이기 위해 바둑을 소재로 한 만화 ‘고스트바둑왕’의 저자 홋타 유미씨를 초청해 참가자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젊은 다수의 사람들이 이 만화를 보고 바둑을 배웠다고 말할 정도로 고스트바둑왕은 유럽에서 인기가 매우 많다.

▲ 대회 전경.


▲ 외국 바둑인들이 바둑두는 자세는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하나같이 진지하다.




▲ 바둑대회만 여는 게 아니다. 이처럼 지역 특색을 살린 암벽등반대회도 별도행사로 마련했다. 서양인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다채롭게, 축제처럼 바둑대회를 즐긴다.


일요일에는 대회장에 인접한 체육관에서 부대행사가 펼쳐졌다. 이름하여 암벽등반 단체전이다. (위 사진) 그르노블에서 암벽등반은 매우 보편적인데 사방이 산맥으로 둘러쌓여 있고 알프스산맥을 이루는 산 역시 포함되어 있다. 산에 있는 돌과 바둑돌이 어느정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에 착안했고 이번 이벤트가 탄생했다. 유럽에서 바둑을 오랫동안 보급해 명성이 높은 하야시 6단이 어린이들을 애정어린 눈길로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됐다.

각 부 최강자들의 바둑은 인터넷 서버에서 생중계되었고 대회장 내 마련된 강의실에서 황인성 사범의 해설로도 소개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대회 중계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바둑판에 두어진 수를 카메라가 인식해 실시간으로 생중계했고, 대국을 파일로 자동 저장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

일요일 오후 6시에는 유미 홋타 씨가 다시 한 번 대국장을 방문, 팬들을 위해 강연을 했다. 그녀는 ‘고스트 바둑왕’을 프로기사들과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했는지 설명했다.
강연은 참석자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자아냈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 오픈 챔피언십 부문에서는 그르노블에 온 지 채 열흘이 안 된 오치민 선수(왼쪽)가 4전 전승으로 우승했다.


▲ 맨왼쪽이 유럽에서 바둑보급 중인 황인성 사범, 왼쪽에서 네번째가 우승한 오치민 선수다.


▲ 이번 대회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인터넷 생중계했다.


▲ 일요일 오후 6시에는 유미 홋타 씨가 다시 한 번 대국장을 방문, 팬들을 위해 강연을 했다. '고스트 바둑왕'은 유럽에서도 바둑전파에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시상식 전 방영한 바둑의 신비에 관한 내용을 다룰 다큐멘터리 ‘Surrounding Game’ 트레일러 시연회는 사전에 예고하지 않은 깜짝 선물이었다. 시상식은 유럽학생바둑대회보다 하루 먼저 끝난 엘리컵부터 진행됐다. 그르노블에 온 지 채 열흘이 안 된 오치민 사범이 4전 전승으로 오픈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일리아, 마테우스 초단이 각 3승 1패의 성적으로 유럽 챔피언십에서 우승, 준우승을 차지했다.

마지막 대국인 6라운드가 끝났을 때 입상자들은 모두 가려졌고 그르노블 시청의 배려로 청사에서 시상식이 거행됐다. 대회장으로부터 약 1.5km의 거리를 수백 명의 학생, 학부모 및 대회 관계자가 시청까지 행진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시, 도청, 유럽바둑협회, 프랑스바둑협회, 그르노블바둑협회 관계자의 인사말 이후에 유럽바둑협회 부회장이자 유소년 바둑 발전에 오랫동안 힘을 쏟아온 자나 히리코바 씨의 사회로 유럽학생바둑대회의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국가별 시상식에선 러시아가 우승, 뒤이어 독일, 헝가리가 각각 준우승, 3위를 차지했다.


▲ 대회를 마치고 대회장 입구에서 전 참가자가 기념촬영.


▲ 이어 대회장에서 약 1.5km 떨어진 그르노블 시청에서 여는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수백 명이 시청까지 행진하는 모습은 가히 장관이었다.


▲ 시청 대강당이 이렇게 사람들로 가득찼던 적은 없었다.

다음은 입상자 명단이다.

12세 이하 부문: 우승 – 이반 클로치킨(4급, 러시아), 준우승 – 스테판 아드리안 로타리타(5급, 루마니아), 3위 – 폴리나 크루셀닛샤(8급, 우크라이나)

16세 이하 부문: 우승 – 오스카 바스케즈(3단, 스페인), 준우승 – 발레리 크루셀닛스키(4단, 우크라이나), 3위 – 킴 샤코브(4단, 러시아)

오스카 군은 스페인에 대회 사상 첫 우승을 가져다 주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동유럽 국가 강자에 둘러쌓인 가운데도 그들을 당당히 물리치고 16세 이하 부문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20세 이하 부문 우승 – 브야체슬라브 카즈민(5단, 러시아), 준우승 – 그리고리 피오닌(6단, 러시아), 3위 – 안톤 체르니크(5단, 러시아)

카즈민 군은 작년 16세 이하 부에서 우승한 후 상위 그룹인 20세 이하 부에서 연이어 우승을 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그르노블바둑협회는 시내 주요 쇼핑몰인 ‘La Caserne de Bonne’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대행사를 개최했다. 2월 18일부터 25일까지 비바둑인에게 바둑 입문 강좌를 무료로 실시할 예정이고 21일 현재 150명이 바둑을 배우고 갔다. 또한 쇼핑몰 갤러리에서는 ‘바둑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전시회가 개최되었고 수십여 점의 전시품들은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이번 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게 도와준 조세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 그는 대회 운영진을 조직해 대부분의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일등공신이다. 중학교 교사인 그는 열렬한 바둑팬이고 바둑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르노블에 소재한 다수의 학교에 바둑을 보급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고마운 존재다.

본 대회가 더욱 뜻깊은 행사로 자리잡은 이유는 60명이 넘는 그르노블바둑협회 회원, 학부모 및 타지역 바둑협회 관계자가 대회 전후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덕분이다. 또한 많은 스폰서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들이 아니었으면 이러한 성공적인 개최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 기사 작성: 도미니크 코뉴졸스
□ 사진: 올리비에 듀락(출처:https://www.flickr.com/photos/gogrenoble)
□ 번역: 오치민




▲ 그르노블바둑협회는 시내 주요 쇼핑몰인 ‘La Caserne de Bonne’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부대행사를 개최했다.



▲ 대회 중 촬영한 사진. 왼쪽부터 에릭 피오렐 그르노블 시장, 행사를 주도적으로 기획한 조세 씨, 파비앙 말벳 그르노블 부시장.
TYGEM / 타이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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