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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컬럼 > 소설/만화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빵

글제목 [제8화] :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먹이 

강화도 외포리 항에는 갈매기가 많습니다.

녀석들은 석모도로 향하는 연락선을 부지런히 따라 다닙니다.

승객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서 날갯짓을 합니다.

석모도에도 한 무리의 갈매기 떼가 있습니다.

드는 배와 나는 배에 따라 섬 갈매기 뭍 갈매기들이 치열하게 영역다툼을 합니다.

 


허공에 던져진 과자를 받아 채는 갈매기들의 감각은 놀랍습니다.

날개로 수평을 유지하면서 목의 움직임을 이용해 척척 받아먹습니다.

어른 갈매기들과의 경쟁에서 밀린 새끼들도 나름대로 살길을 찾습니다.

바다로 떨어진 과자를 주워 먹는 겁니다.

그들보다 어리고 경험이 없는 갈매기들은 죽어라 퍼덕이며 따라 다니면서도 과자 부스러기 한 조각조차 주워 먹지 못하고 헛힘만 쓰곤 하지요.

꼬마 갈매기 점박이는 알에서 늦게 부화돼 다른 형제들보다 몸집이 작았습니다.

 

당연히 어미가 물어다주는 먹이도 제대로 받아먹지 못 했지요.

그렇지만 형들의 극성 속에서도 당당하게 살아남은 갈매기입니다.

날기 시작하면서 어른 갈매기들을 따라 끊임없이 외포리의 연락선을 따라 다녔지만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기분 좋게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파도 위에 둥둥 떠 있는 새우깡을 먹어보긴 했습니다.

부리로 찍어 삼키면 입안에 사르르 번지는 과자의 맛은 너무 좋았습니다.

점박이는 왜 어른 갈매기들이 죽자 사자 연락선을 따라 나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먹이 경쟁이 너무 치열해 하루 종일 따라 다녀도 과자 맛을 보기 어려웠지요.

 

“던져주는 사람의 손을 유심히 봐야 한단다. 그리고 사람이 한 웅큼을 집어 던지면 바다로 낮게 날아 떨어지는 걸 노려야 해.”

어미가 아무리 충고를 해줘도 점박이는 좀처럼 과자를 먹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 날 점박이는 배를 따라 가지 않고 그냥 포구의 말뚝 위에 앉아 쉬었습니다.

 

“어? 너는 왜 안 가니?”

점박이처럼 왜소한 친구가 물었습니다.

“가기 싫어. 받아먹지도 못하는데 퍼득퍼득 따라다니는 게 너무 창피해.”

“그래도 먹어야 살 거 아냐?”

“다른 걸 찾아보자.”

 

점박이와 친구는 말뚝에 앉아 떠나가는 배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밀물이 가득 차 오른 바다에서 새끼 갈매기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둘은 제방너머 풀숲으로 날아가 먹이를 찾아 다녔습니다.

조그만 메뚜기들이 여기저기 뛰어다녔는데 좀처럼 잡기 어려웠습니다.

그 사이 연락선이 몇 차례 섬과 뭍을 오갔습니다.

메뚜기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점박이와 친구는 아쉬운 시선으로 연락선을 보았습니다.

 

“어, 저길 봐!”

점박이가 개펄을 가리켰습니다.

썰물 시간이 되어 시커먼 개펄이 넓은 등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개펄에 뚫린 구멍마다 작은 게와 망둥이들이 나와 햇볕을 쬐고 있었습니다.

점박이는 개펄 위로 날아가 게를 쪼았습니다.

메뚜기보다는 잡기 쉬었지요.

처음 먹어보는 게는 껍질이 딱딱했습니다.

그러나 부리로 쪼아 속살을 헤집으니 달큰한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왜 어른들은 이런 먹이를 놔두고 배를 쫒아 다니는 걸까?”

점박이와 친구는 개펄에서 실컷 배를 채웠습니다.

배를 따라 다니지 않으니 곳곳에 먹을 것이 보였습니다.

포구에 들어오는 고깃배에도 먹이가 충분했습니다.

멍텅구리 새우잡이 배에서는 새우만 추리고 다른 잡어들은 바다에 털어버렸지요.

그때를 포착하면 배가 터지도록 생선들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연락선을 따라 다니지 않고도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점박이에게 어느덧 한 무리의 동료들이 생겼습니다.

모두 몸집이 작고 연락선을 따라 다니면서도 새우깡을 제대로 받아먹지 못하는 새끼들이었습니다.

점박이는 그런 친구들을 이끌고 다니면서 열심히 먹이사냥을 했습니다.

연락선의 과자를 먹고 살아가는 어른 갈매기들은 점박이 패거리를 비웃었습니다.

개펄 위를 분주히 헤매고 다니거나 고깃배 쓰레기를 뒤지는 모습이 점잖아 보이지 않았었나 봅니다.

 

그렇게 꽤 많은 나날이 흘렀습니다.

연락선을 따라 다니는 갈매기들은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깃털의 색깔도 아주 윤기가 잘잘 흘렀습니다.

반대로 개펄의 점박이 무리들은 털이 지저분하고 여전히 몸집이 작았습니다.

그러나 울음소리가 훨씬 우렁찼습니다.

눈빛도 날카로웠지요.

 

보름달이 환하게 떠오른 밤이었습니다.

점박이 무리는 개펄에 박힌 말뚝 위에 앉아 하늘을 보았습니다.

밤하늘에 청둥오리들이 V자 형태로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쟤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문득 점박이도 그들을 따라 멀리 날아가고 싶었습니다.

친구들도 점박이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는 듯했습니다.

어디론가 멀리 가고 싶다는 것.

언젠가 어미 갈매기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너희들 고향은 북쪽이야. 화산이 숨 쉬고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바다지.”

그런데 왜 고향을 떠나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지 모를 일이었습니다.

 

“우리도 날아가 볼래?”

“어디로?”

“그냥 가다 보면 좋은 데가 보이겠지.”

“안 보이면 어떡하지?”

“그때 다시 돌아오더라도 나는 가보고 싶어.”

친구들은 점박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가자!”

점박이가 앞장서 날아올랐습니다.

그러자 친구들이 일제히 날개를 폈습니다.

아닌 밤중에 갈매기 떼 한 무리가 외포리 항을 날아 올랐습니다.

연락선 부근에 앉아 쉬던 어른 갈매기들이 점박이 무리를 보았습니다.

그들이 일찍이 날아본 적 없던 높은 하늘 위로 왜소한 갈매기 무리들이 힘차게 날고 있었습니다.

 

 

 

* 갈매기는 텃세일까요? 철새일까요?

철새인데 먹이 환경에 의해 편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들었습니다.

리빙스턴 조나단 시걸의 한 마디가 떠오릅니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추천 36


나/도/한/마/디 인신공격, 심한욕설, 유언비어 등의 내용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0/최대 200자

창원남자   0 2011.04.05
우와... 1등 이네..
다시돌아 오더라도 가보고싶다는 말에 한표!!
요리가좋아   0 2011.04.05
2

갈매기는 텃세일까요? 철새일까요?



바다새~
요리가좋아   1 2011.04.05
A갈매기:

낮게 나니까~

새우깡이 더 크게 보인닷~
요리가좋아   0 2011.04.05
B갈매기:

너무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 죽는 줄 알았다니깐~
요리가좋아   0 2011.04.05
C갈매기:

높이 올라 갔다가~

안내려 오는 애들은 왜 그럴까?
(먹이사슬)
요리가좋아   0 2011.04.05
D갈매기:

쟤네들 곧 날아가다가 다 떨어져 죽을 거야~

개펄이 방사능으로 오염된 줄도 모르고~~

ㅉㅉㅉㅉㅉㅉ~~
아리랑목동   0 2011.04.05
ㅎㅎ..그래서 갈매기한테는 새우깡을 주면 안돼^^
요리가좋아   0 2011.04.06
E갈매기:

꺄옥~

쟤네들 나~

사진찍는닷~~

끼룩^^
요리가좋아   0 2011.04.06
F갈매기:

이놈의 인간들은 우리가 새우깡 주는 대로 먹으니깐~

지네들 처럼 편식하는 동물로 생각하나 봐~~
(실은 갈매기는 인스턴트 별로 안좋아 함)
요리가좋아   0 2011.04.06
G갈매기:

맞어~

난 건멸치 주는 인간이 젤로 좋더라~~(실제로 좋아함)
요리가좋아   0 2011.04.06
H갈매기:

아~

철새따라 가고 싶다.
요리가좋아   0 2011.04.06
I갈매기;

우린 평화의 상징이야~

우리가 질서를 어지럽히는 거 봤어?
요리가좋아   0 2011.04.06
J갈매기:

끼룩 끼룩~

요리가좋아   0 2011.04.06
K갈매기:

바다가 너무 더러워~

허긴~

항해사가 꼴초에다 초빼이라~~

바다가~~~~~~~~~~~~~~~~~~~~~~
요리가좋아   0 2011.04.06
L갈매기:

저 인간들은 우리가 살찐 것처럼 보이나 봐~

속은 병들어 썩어 문드러졌는데~~~
요리가좋아   0 2011.04.06
M갈매기:

쉿~~

새우깡 새 봉지 뜯었닷~
요리가좋아   0 2011.04.06
N갈매기:

매운 새우깡이닷~

먹지마랏~~~~~~~~
기달려   0 2011.04.06
^^
草堂居士   0 2011.04.06
그럼요. 자기 힘으로 먹이를 찾아 먹어야죠. 남에게 의존하는 삶은 비굴하지요.
e라면   0 2011.04.06
언제나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어릴때 읽었던 '갈매기'와 닐 다이아몬드의 'Be'가 생각나는 군요. 기억에는 갈매기 이름이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이었던 것 같은데.중요치는 않지만..
모리아포   0 2011.04.07
갈매기 : 분류= 척색동물문 > 조강 > 도요목 > 갈매기과 : 분포지역= 유라시아 북부, 영국, 아프리카, 캐나다 서부, 한국
모리아포   0 2011.04.07
특징 : 머리와 몸의 밑면은 백색이며 등은 청회색이고 부리와 다리는 녹황색 날 때에 날개 끝에 흑색의 반점이 눈에 띈다.
멸종위기 조수류로 분류된 철새이다
모리아포   0 2011.04.07
" 너의눈이 말하는것을 그대로 믿지마라! 눈에 보이는것은 모두 한계일 뿐이야.
마음의 눈으로보고 이해하며 그것으로 이미 알고있는것을 찿아내어라"
그러면 진정으로 날으는법을 알게될거야, 가장 높이날으는새가 가장 멀리 볼수있단다"
<갈매기의 꿈 본문중>
모리아포   0 2011.04.07
제가 태어나고 살았던 곳은 갈매기의 천국이었읍니다 주위가 개발되기 전까지
흔히들 말하는 대한민국 제일의 철새도래지인 을숙도가 걸어서도 10분거리였거든요
그런데 그 많은 갈매기를 포함한 철새들이,
모리아포   0 2011.04.07
한꺼번에 몇 천마리 아니 몇만마리가 한꺼번에 날아오르는 그 장관을 이제는
그 어디서도 볼수없는게 정말 안타깝읍니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백마탄초인   0 2011.04.10
우리 인류의 고향은 어디일까요?
인류의 본향을 향해서 오늘도 그리움의 날개짓을 해봅니다.
자유롭게 훨훨.....
비단구두   0 2011.04.11
자연식이 최~고지요 ^^
머지머지   0 2011.08.01
웰빙
꽁수탈출   2 2011.10.29
11
선녀비   0 2011.11.08
갈매기 알먹어봤어요 초란처럼 작아요
이솔하   0 2012.02.08
01075322205
tulip2sp   0 2012.03.09
갈매기 멋있다!^^
포스1   0 2012.03.15
^^
free0348   0 2015.08.19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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